-도서소개-
1999년 초판에서 밝힌 문제의식에는 변화가 없으나, 체제와 내용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다. 이번 수정판 역시 교양 차원 어문분야 명문 강독에서 벗어나 대학 학업수학능력 제고를 위시하여 언어운용 역량 강화 방법론 모색의 산물이지만 독자들이 보다 정연하게 그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몇몇 조정이 시도되었다. Ⅰ장 ‘텍스트의 해석과 활용’은 기존 독해 영역 Ⅰ장 대학생활과 Ⅳ장 문학의 향기를 통합하면서 그 초점이 정보와 지식의 수용에서 해석과 활용으로 이전되었으며 그보다 능동화하면서 단순한 분석 보다는 비판과 아울러 자료의 가공과 변용을 유도하는 자양으로 제공되었다. Ⅱ장 ‘발표와 토론’은 기존 Ⅰ장의 일부로 미약하게 취급되었던 화법을 독립시켜 확장한 영역이다. 새삼스럽지만 말하기는 오늘의 삶에서 일상의 자기표현과 소통을 넘어 사회적 삶의 영위에서 필수 불가결한 기능이 되었다. 학습 부담이 늘어났지만 언어운용을 명분으로 편집된 이 책이 진작 그 확대를 시도하였어야 할 분야였다. Ⅲ장 ‘정확한 문장과 글쓰기’는 기존 Ⅱ장 문장과 작문의 후속인데 기존 글을 대폭 수정하였으며 논술문과 보고문 장르를 추가하여 시사문제와 장차 기존 글을 대폭 수정하였으며 논술문과 보고문 장르를 추가하여 시사문제와 장차 직장 활동 관련 문안을 격식에 따라 다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Ⅳ장 ‘어문현실과 한자’는 Ⅰ장으로 편입되어 그 기초를 이루어야 하나 오늘 대학생들이 심각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 이전과 같이 별도로 설정하였다.
주지되어 있듯 오늘날 생산 활동과 문제 파악 및 해결 활동에서 기존의 토지 자본 인력을 제치고 정보와 지식이 더 중시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반도체 등 일부 첨단 사업 분야와 인터넷 관련 벤처사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문화산업 등 모든 사업으로 확장되었으며, 신지식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제 생존과 직결된 바람직한 삶의 양식으로까지 정립되고 있는 듯 하다. 기존 방식을 개선하는 새로운 정보와 지식의 창출은 물론 기존 정보의 가공과 조합, 그리고 그 활용을 장려하는 도도한 물결은 효율과 속도와 더불어 이제 모든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기본 틀이 되었는데, 새삼스럽지만 위 세 영역의 훈련을 전제로 하여야 그 안착이 가능할 것이다.
한편,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정보와 지식의 전달과 표출의 매개로 영상(映像)이 부각되고 문자(文字)가 쇠락되고 있다고들 하며 우려 담론들이 무성하다. 진리와 지혜의 전달과 표출에서 문자보다 영상이 더 쉽고 재미있기에 효율이 높다고 거듭 강조되고 추인되고 있으며 정보와 지식의 상품화와 연관되어 문자에서 영상으로의 주도권 이전이 이른 미래에 확실하게 도래될 것이란 전망이 득세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자. 과연 그러할까. 두 매개의 효용을 소비와 생산 양면에서 고찰하여도 영상보다는 문자가 더 우수하다는 판단은 여전히 유효할 것 같다. 영상은 접근과 관심의 환기에서 문자보다 유력하지만 본격 향유와 탐구에서는 문자가 더 유력한 것이다. 즉, 영상은 시각에 호소하여 실제 사물의 양상을 체험케 하며 이해와 접근을 용이하게 하지만 그 지속이 짧고 이미지 위주여서 그 구조를 정확하게 인식하거나 표출하기 힘들게 한다. 인간의 인식과 표출을 수동화한다. 사물의 복잡한 구조를 정확하게 드러내며 그 의미와 의의를 정교하게 탐색하여 새로운 부가와 향상을 가능하게 하는 사색과 음미의 확보를 거의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영상은 향유와 소비에서는 활자보다 뛰어나나 그것으로 전달된 정보와 지식은 생산과 창조 활동의 기반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양자의 결합이 바람직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자 위주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향후에 영상 정보와 지식이 제작되고 교육에서도 그 역할이 확대될 것이 틀림없지만 진정한 향유와 생산 활동에서는 보조 매개에 국한될 것이다. 거칠게 말해 정보와 지식이 상품이 되려면 정확하게 정교한 구조화가 요구되고 그 인식과 표출의 구축은 언어텍스트를 대상으로 한 관련 시도가 있어야 가능해질 것이다.
독자 여러분의 각성과 분발을 기대한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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